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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플리토 (Flitto) 한 달 사용 후기

플리토를 9월 중순 즈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한달 정도가 된 것 같다. 그냥 끄적여 본다.

나는 이공계쪽을 전공으로 했다. 그래서 주변에 털어놓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하자)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취미 번역을 해 보는 것이었다. 뭐든 취미로 시작한 다음에 만약 나랑 맞으면 내가 이 길로도 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취미로 했는데 너무 힘들면 빠르게 접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볼 일이 없지만 몇년 전에 회사에서 우연히 동시통역을 하시는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이 그렇게 멋져보일 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지인의 회사에서 통역을 하는 분들이 예술, 디자인, 등 기술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통역을 완전히 엉망으로 한다는 말을 듣고 어쩌면 어딘가엔 틈새시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갑자기 연초에 계획한 일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주절거려 봤다.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플리토 사용 후기ㄱㄱ

첫 번째, 번역 요청이 올라오는 주제가 정말.. 정.말. 다양하다. 예전에 동시통역 하시던 분이 세미나 전에 프린트물 다 뽑아와서 용어 미리 물어보시던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다. Technical한 내용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하진 않아도 대략적으로는 알아야 통역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그렇구나! 하면서 그냥 조금 도와드렸었는데 정말 그랬다.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한줄짜리 문장도 어렵다.. 단어 뜻을 알아도 무슨 말인지 또는 어떻게 적어야 할 지 감이 안 온다ㅋㅋ  그래서 빨리 다른 고수들이 번역해주시는 걸 기다리게 된다.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해서.. 특히 종교 관련 문장들은 모르는 단어도 많고 문장 구조도 좀 특이해 보인다. 그냥 내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 그럴 수도 있으니 그냥 그렇다고....

두 번째, 이 플랫폼 저 반대편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런 걸 느낄 수 있다. 학업, 업무, 우정, 사랑, 취미.. 목적은 다양하고 언어의 장벽을 허물며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게 큰 자극이 되는 것 같다.

세 번째, 집단 지성 (Crowdsourcing)... 다른 사람들의 후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른 사람들이 번역하는 것을 같이 볼 수 있다는 건 진짜 좋은 것 같다. 해외에 장기 거주를 한 거의 현지인에 가까운 사람들, 전공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내 주변이 아니라, 세상은 이렇게 넓구나 지지 말아야겠다 (?) 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소한 보람. 내가 번역한 것이 채택되고 고맙다고 인사를 받으면 100원짜리 번역이라도 성취감이 크다. 예전에 우연히 외국인 엔지니어 옆에서 한 시간 가량 세미나를 설명해 준 적이 있었는데 당시엔 먼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어로 진행되는 발표 시간을 견디는 것이 너무 불친절하다고 느껴져 도와주겠다고 나섰던 것인데 그 때 그 엔지니어가 엄청 고마워했다. 발표 자료에 글이 너무 많아서 퉁쳐서 설명하기도 하고 농담은 그냥 저분이 이런 저런 농담을 했다며 어설프게 넘겼던 어설픈 도움이었지만 그 뒤로 그 엔지니어랑 친해질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 번역 외에도 한국어 원어민 대상 이벤트를 자주 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쏠쏠하다. 포인트는 현금으로 출금도 가능한데 소득으로 잡혀서 기본적으로 8.8% 세금이 붙은 것 같다. 과세 최저는 5만원인데 5만원 (35달러) 출금 시는 5만원을 초과하는 게 아니라서 필요 경비 60% 정도만 떼고 입금될 것 같기도 하다. 안 해봐서 모르겠네. 하지만 환율이 오르면 내 통장이 더 기뻐할 거라는 건 알겠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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